한전 IDPP –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 운영 시스템
"발전소의 두뇌를 AI로 바꾸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기존 발전소의 운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요. 태양광, 풍력 발전량이 늘면서 화력발전소는 예전처럼 일정하게 돌리는 게 아니라, 수시로 켜고 끄고 출력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됐죠. 이렇게 기동과 정지가 잦아지니 설비에 피로가 쌓이고, 고장도 늘고, 효율도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어요.
한국전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DPP(Intelligent Digital Power Plant)를 개발했습니다. IDPP는 Intelligent Digital Power Plant, 우리말로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예요. 쉽게 말해 발전소 전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AI가 운영을 돕는 시스템 입니다.
발전소에는 보일러, 터빈, 발전기 등 수많은 설비가 있고, 각 설비에는 온도·압력·진동 등을 측정하는 센서가 달려 있어요. IDPP는 이 센서들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서 AI로 분석해요. 그러면 "지금 이 설비 상태가 정상인지", "언제쯤 고장이 날 것 같은지", "어떻게 운전하면 효율이 올라가는지"를 AI가 판단해서 알려주는 거예요.
사람으로 치면, 발전소 곳곳에 눈과 귀를 달아두고 AI라는 두뇌가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조언해주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돼요. 발전소 곳곳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AI로 분석해서, 고장을 미리 예측하고 최적의 운영 방법 찾습니다.
Challenge – 복잡해진 발전소 운영, 기존 방식의 한계
신재생에너지 계통 연계가 확대되면서 발전소 운영이 훨씬 복잡해졌어요.
하루에도 여러 번 기동·정지를 반복하면서 설비 피로도가 빠르게 누적
출력을 수시로 조절하다 보니 최적 효율 구간을 벗어나는 일이 잦음
언제 어디서 고장이 날지 예측하기 어려워 정비 비용이 계속 증가
해외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호기당 3.7억 원의 라이선스 비용이 필요
숙련된 운전원의 경험과 감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으로는 이런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웠어요.
Solution – 발전소 전체를 데이터로 읽고, AI로 판단하다
IDPP는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로 분석해서 운영자에게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에요. 어떻게 작동하는지 단계별로 살펴볼게요.
① 먼저, 발전소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요
보일러 온도, 터빈 회전수, 압력, 진동, 배기가스 성분... 발전소 곳곳에 설치된 센서에서 1.5~5초 간격으로 데이터가 올라와요. 현재 발전 5사의 28개 호기에서 약 47만 개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고, 하루에 쌓이는 데이터만 94억 건(85GB)에 달해요.
이 데이터는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품질인증 최고등급을 받았고, 누락률 0%를 검증받았어요. AI 분석의 정확도는 결국 데이터 품질에서 시작하니까요.
② Siren-X가 설비 이상을 10배 빠르게 감지해요
Siren-X는 "정상 상태가 어떤 모습인지"를 먼저 학습한 AI예요.
작동 원리는 이렇습니다. 각 설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의 온도, 압력, 진동 패턴을 수개월치 데이터로 학습시킵니다. 그러면 AI는 "이 설비는 보통 이런 범위에서 작동하는구나"라는 기준을 갖게 돼요.
이후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데이터가 이 정상 패턴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아직 경보 수치에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뭔가 이상하다"는 신호를 보내요. 예를 들어, 베어링 온도가 경보 기준인 80도에 도달하기 한참 전에, 평소와 다른 미세한 상승 패턴을 감지해서 알려주는 거예요.
기존에는 경보가 울린 뒤에야 대응했다면, 이제는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정비할 수 있어요. 감지 속도가 기존 대비 10배 빨라진 이유예요.
③ 디지털 트윈으로 "미래를 미리 돌려봐요"
디지털 트윈은 실제 발전소와 똑같이 작동하는 가상의 발전소를 컴퓨터 안에 만들어놓은 거예요.
실제 보일러의 구조, 배관, 연료 특성, 물리 법칙을 모두 수학 모델로 구현해둬요. 그러면 "지금 연료를 이만큼 넣으면 30분 뒤 온도가 어떻게 될까?"를 실제로 해보지 않고도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할 수 있어요.
예전에는 운전원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마 이 정도 될 거야"라고 추측하거나, 실제로 조작해보면서 결과를 확인했어요. 복잡한 보일러 공정을 예측하려면 5일 정도 걸리기도 했죠.
디지털 트윈을 쓰면 30초만에 해결됩니다. 가상 발전소에서 먼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결과가 좋으면 실제 발전소에 적용하는 거예요. 시행착오 없이 최적의 운전 조건을 찾을 수 있어요.
④ 16종 AI 앱이 발전소 운영 전반을 지원해요
IDPP에는 보일러 진단, 연소 최적화, 열성능 관리, 터빈 진단, 압축기 세정 주기 최적화 등 16종의 AI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되어 있어요. 각 앱이 담당 영역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운영자에게 "지금 이렇게 하면 효율이 올라갑니다" 같은 구체적인 제안을 해줘요.
⑤ 오픈소스 기반이라 비용이 1/9 수준이에요
해외 유명 시스템은 호기당 라이선스만 3.7억 원이고 유지보수비도 따로 들어요. IDPP는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해 자체 개발했기 때문에 호기당 약 4,000만 원이면 운영할 수 있어요. 게다가 발전사가 자체 노하우를 반영한 맞춤형 솔루션도 만들 수 있어요.
Benefit –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의 두 마리 토끼
정량적 성과
지표 | 성과 |
|---|---|
발전 효율 | 0.29% 향상 |
연간 전력 절감 | 185GWh (약 1,961억 원 규모) |
한전 전력구입비 절감 | 연간 약 640억 원 |
발전사 유지보수비 절감 | 연간 약 90억 원 |
고장률 | 50% 감축 |
정비 비용 | 15% 절감 |
실증 완료 | 부산복합화력 등 국내 19개 발전소 |
0.29%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7.3GW 규모 설비에 적용하면 연간 185GWh예요. 일반 가정 약 5만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력량이에요.
정성적 성과
2022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기술 대상 수상
국내 민간 발전사 대상 솔루션 판매 확대
동남아 지역 플랫폼 수출 실증 사업 진행 중
확장 가능성 – 사후 정비에서 예측 정비로
IDPP의 다음 목표는 "고장 나면 고치는" 사후 정비에서 "고장 나기 전에 미리 손보는" 예측 정비로의 전환이라고 해요.
AI가 설비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면서, "이 부품은 앞으로 2주 안에 교체가 필요할 것 같다"는 식의 예측을 점점 더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돼요. 정비 계획을 더 정교하게 세울 수 있고,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발전이 멈추는 상황도 줄일 수 있어요.
현재 동남아시아 발전소 디지털화 사업에 진출하며, 한국형 발전소 AI 솔루션의 글로벌 확산을 준비하고 있어요.
참고 자료
KEPCO 1인가구 안부살핌 서비스 – 전기 사용량으로 생명을 지키다
"냉장고가 돌아가고 있다면, 괜찮은 거예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고독사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어요. 하지만 매일 모든 독거노인의 안부를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한국전력은 이 문제에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사람이 집에서 생활하면 전기를 쓴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한 거예요. 전력 사용량 패턴을 AI로 분석하면, 별도의 센서나 카메라 없이도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어요.
Challenge – 복지 사각지대, 손이 닿지 않는 곳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을 돌보는 일선 공무원들은 늘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어요.
담당 대상자가 수십, 수백 명이라 매일 전화하거나 방문하기 어려움
방문해도 외출 중이면 실제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음
위급 상황이 발생해도 며칠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음
집 안에 센서나 카메라를 설치하자니 비용도 들고, 어르신들이 거부감을 느끼심
"관리 지역은 나이가 많고 혼자 사는 분들이 많아 고독사 가능성이 큰데, 매일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도 없어 예방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였어요.
Solution – 이미 있는 데이터로, 새로운 돌봄을 만들다
한국전력은 SKT, KT 등 통신사와 협력해 센서리스(Sensorless) 방식의 안부살핌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새로운 기기를 설치하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이에요.
① 전력 사용량에서 생활 패턴을 읽어요
사람이 집에서 생활하면 전기를 써요. 아침에 일어나면 조명을 켜고, 밥을 하면 전기밥솥이 돌아가고, TV를 보고, 냉장고는 24시간 작동하죠.
한전의 스마트 미터기는 이런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기록해요. AI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 집은 보통 아침 7시쯤 전력 사용량이 올라가고, 밤 11시쯤 줄어드는구나" 같은 생활 패턴을 학습해요.
② 통신 데이터로 더 정확하게 파악해요
전력 데이터만으로는 "외출 중이라 전기를 안 쓰는 건지, 집에서 쓰러진 건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SKT, KT 등 통신사와 협력해서 휴대폰 통화 이력, 위치 데이터도 함께 분석해요. 전기도 안 쓰고, 휴대폰도 안 쓰고, 위치도 집인데 움직임이 없다면? 위험 신호로 판단하는 거예요.
③ AI가 "평소와 다름"을 감지해요
AI의 핵심 역할은 "평소 패턴과 얼마나 다른가"를 판단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평소 매일 아침 7시에 전력 사용량이 올라가던 집에서 이틀 연속 변화가 없다면? 평소 하루에 한 번은 꼭 통화를 하던 분이 3일째 통화 기록이 없다면?
AI는 이런 이상 패턴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담당 공무원에게 알림을 보내요.
"OOO 어르신 댁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었습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④ 담당자가 즉시 확인에 나서요
알림을 받은 복지 담당 공무원은 바로 전화를 걸거나 방문해서 상황을 확인해요. 실제로 위급 상황이면 119에 신고하고, 단순히 여행을 간 거라면 시스템에 기록해두면 돼요.
핵심은 "매일 수백 명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AI가 이상 징후가 있는 분만 선별해준다"는 거예요. 복지 인력의 한계를 기술로 보완하는 방식이에요.
Benefit – 데이터가 생명을 구하다
정량적 성과
지표 | 현황 |
|---|---|
서비스 제공 지자체 | 전국 88개 |
서비스 이용자 | 약 13,000명 |
추가 기기 설치 | 불필요 (센서리스) |
구축 비용 | 기존 센서 방식 대비 대폭 절감 |
정성적 성과
실제 생명을 구한 사례가 있어요. 우산동의 한 복지담당 공무원은 서비스 알람을 통해 돌봄 대상자가 자택에서 쓰러진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어요. 평소 같았으면 정기 방문일까지 며칠을 더 기다렸을 텐데, AI가 이상 징후를 감지해서 알려준 덕분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죠.
통신 3사 완전 연계도 이뤄졌어요. 3년간의 협력 끝에 SKT, KT와의 데이터 연계 체계를 완성했어요. 전력 데이터와 통신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면서 정확도가 크게 높아졌어요.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에요. "한전의 1인 가구 안부 살핌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되었고 많은 기대가 된다"는 복지 담당자들의 피드백이 이어지고 있어요.
확장 가능성 – 더 촘촘한 사회 안전망으로
현재 시범사업을 거쳐 세종시 전역으로 확대를 검토 중이에요. 통신 3사와의 완전한 연계가 이뤄지면서 서비스의 정확도와 신뢰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에요.
이 서비스가 보여주는 건, 에너지 기업이 가진 데이터가 전혀 다른 영역의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전력 사용량 데이터는 원래 요금 청구용이었지만, 관점을 바꾸니 지역사회와 생명을 지키는 인프라가 됐어요.
참고 자료
마무리 – 에너지 산업, AI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다
두 사례는 에너지 산업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줘요.
IDPP는 발전소 센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서 "고장 나기 전에 미리 안다"는 효율성과 비용을 잡았고, 안부살핌 서비스는 전력 사용량 데이터로 "위험에 처한 분을 먼저 찾아낸다"는 가치를 만들었습니다.
공통점이 있어요. 둘 다 새로운 데이터를 만든 게 아니라, 기존 데이터를 사용한 거예요.
발전소 센서 데이터는 원래 운전 기록용이었고, 전력 사용량 데이터는 요금 청구용이었어요. 하지만 AI로 분석하니까 고장을 예측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이터가 되었습니다.
AI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우리 조직에 이미 쌓여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세요. "이건 원래 OO용 데이터인데, 다르게 보면 어떤 가치가 있을까?"
그 질문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시작될 수 있어요.